오늘은 저의 얘기를 써볼까합니다.
제목처럼 전 40대 가장이고 한달 반 뒤에 퇴사 후 유럽여행을 갑니다.
물론 가정이 있기에 혼자는 아니고 가족과 함께 50일간 포르투갈과 스페인 여행을 떠납니다.
40대면 인생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나이고 수입대비 지출 또한 많을 나이대인데 전 그냥 일을 저질러버렸습니다.
다행인 건 주변의 친구나 가족들(장인어른, 장모님, 우리 어머니 등)은 우리의 선택을 응원해주셨습니다.
그럼 왜 40대라는 나이에 퇴사 후 유럽여행이라는 선택을 했는지 풀어보겠습니다.
왜 퇴사 후 유럽여행을 선택했나?
이렇게 살다가 그냥 죽으면 너무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다
몇달 전 가장 친한 친구의 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60대중반밖에 안되셨는데 코로나에 걸린 후 불과 몇일만에 합병증으로 너무 어이없게 돌아가셨죠.
살아 생전 너무 건강하셨던 분이라 가족들과 지인들의 충격이 너무나 컸습니다.
저 또한 너무 가까운 친구 부모님의 죽음이라 실감이 나지 않았고요. 장례식을 치르고 난 뒤에도 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날 갑자기 죽으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사람의 인생 아무도 모른다고 어느날 갑자기 사고라도 나서 죽으면 제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 10대 후반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1년이상을 놀아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일만하다 죽으면 너무 억울할 거같은 생각이 든거죠.
물론 사람이 그렇게 쉽게 죽지는 않겠지만 뉴스에 나오는 사건사고가 내 일이 아니라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아무튼 가까운 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퇴사 후 여행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40대 퇴사가 두렵지는 않았나?
누구나 하는 선택은 아니지만 찾아보면 많은 분들이 선택을 하는 선택지인 걸 알았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퇴사 후 유럽이나 세계여행을 선택하고 있는 걸 블로그나 카페 등을 찾아보면서 알게 됐죠.
저 또한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였습니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있고 앞으로 돈이 들어갈 일이 더 많은데 이런 결정이 쉬웠다면 거짓말이겠죠.
저는 일반적인 직장인은 아닙니다. 자영업자이면서 직장인의 개념이 있는 일을 하고 있죠. 그러다보니 이런 결정이 남들보다 조금은 쉬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돌아와서 일을 다시 잡아야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문제는 와이프인데 15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이고 한 회사의 신규 론칭된 부서를 이끈지 불과 1년이 안되었기에 퇴사가 쉽지 않았습니다.
와이프는 퇴사가 아닌 육아휴직을 선택했습니다. 능력이 있다보니 퇴사를 못하게 하는 회사의 입장도 있었고 여행 후 돌아갈 직장이 있다는거에 대한 약간의 안도감?이 있는게 나을거 같다는 판단에서였죠.
결론적으로 우리가족은 저의 퇴사와 와이프의 육아휴직을 필두로 7월 총 50일간의 유럽여행을 떠나는 결정을 하게되었습니다.
엊그제 제가 일하는 직장의 팀장에게 6월말까지 일을 하고 퇴사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전까지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었지만 실제로 일을 저지르고나니까 이 나이에 잠시 가슴이 콩닥거리더군요.
대학교 휴학 후 군대 입대할때 느꼈던 기분과 비슷한 뭐랄까 한치 앞도 보이지않지만 두려움과 설레임이 공존하는 그런 느낌일 듯 합니다.
왜 유럽(스페인) 여행인가?
와이프와 저는 동남아쪽을 제외한 여행을 한다면 가장 먼저 스페인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이유는 딱히 없는데 왠지 모를 끌림이 있는 나라가 스페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포르투갈에 먼저 들려 주요 도시를 먼저 둘러보고 열흘정도 뒤에 스페인으로 넘어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처음 가보는 스페인이라 일단 주요도시에 몇박씩 묶을 예정이지만 너무 관광에만 몰두할 계획은 없습니다. 세비야를 거점으로 삼아 주변 도시들을 정말 여유롭게 돌아다닐 생각입니다.
해보고 싶었던 스페인 성지 순례길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보고 싶었지만 어린 아이를 데리고 장시간 걷기엔 무리가 있을것으로 판단해 이번 여행에선 포기했습니다.
저희 가족의 이번 여행 모토는 쉼입니다. 바쁘게 주요도시들을 관광하는게 아닌 도시들을 여유있게 둘러보고 쉬엄쉬엄 돌아다니 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숙소에서 밥해먹고 그 숙소 근처 카페의 카페테리아에서 멍때리기도 하고 사람도 구경하고 경치도 구경하고 마치 현지인처럼 살아보는거죠.
사람은 본능적으로 본인이 익숙한 곳을 선호합니다. 위험이 있을 수 있는 낯선 환경을 좋아하지 않죠. 그러다보니 매일 똑같은 일상에 취해 변화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 수 도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지내다보면 지금까지와는 조금은 다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지않을까 살짝 기대를 해보고 있습니다.
여행으로 내 삶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낡고 오래된 가치관을 허물 수 있다면 이번 여행은 성공적인 여행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다시 현재의 현실로 돌아갈거라고 봅니다. 큰 변화가 없다면 그러겠죠.
하지만 이번 여행으로 내 자신이 1%라도 변화가 된다면 다시 또 다른 여행 계획을 세울겁니다.
누군 미친짓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미친짓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으니 저처럼 생각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해보세요.
내 인생은 다른 누구껏도 아닌 내꺼고 내 자신이 주인공이니까요.